지역농협 6급 현실, 중경외시 출신이 들려주는 이야기

지역농협 6급 현실? 대기업 및 중견기업 서류 전형과 동시에 준비했지만, 결국 사기업보다 안정적인 지역농협에 들어간 친구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전해 드리겠습니다. 중경외시 중 하나를 졸업한뒤 현재 8년가까이 근무중인 친구들이 해준 이야기입니다.

※글의 가독성을 높이기위해 존댓말은 생략합니다.

지역농협 6급 현실, 대기업을 포기한 이유?

중경외시중 하나를 나와 오0기, 그외 여러 대기업 서류전형에 합격했다. 운도 따라주었고, 취업준비를 열심히 한 덕분이었다.

하지만 이 와중에 나는 지역농협 6급 시험도 같이 봤다. 이유는 간단했다. 안정적이니까..

지역농협 6급의 경우 이전에 공부를 오랫동안 했기에 1주일만에 합격할 수 있었다. 어렵지 않았다. 내신 1~2등급을 유지하던 기본기가 갖추어져 있기에, 필기시험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면접의 경우도 농협대를 나와 농협에 입사한 친구가 있었기에, 이 친구에게 미리 트레이닝을 받아 빠르게 합격할 수 있었다.

나의 선택은 2가지 였다.

  • 지역농협에 최종 입사하기
  • 대기업에 면접을 보러가기

나는 지역농협에 최종 입사하는것을 택했다. 일단 집에서 다닐 수 있었으며, 대기업 면접의 경우는 면접을 봐도 합격할지 안할지 불안감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지역농협에 입사를 하게 되고, 창구업무(은행)를 보는것부터 시작을 했다.


업무 난이도

처음에는 모든게 어려웠다. 대학교에서 배운 경영, 경제학은 전혀 쓸모가 없었다. 은행 창구 업무를 하는데 수요 공급 곡선이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그래서 처음 1~2달에는 차근차근 배우며, 털리기도 털리고, 잘했다고 칭찬도 들으며 차차 업무에 적응을했다.

1~2달 정도 업무에 적응하니, 업무적으로는 크게 어려운게 없었다.

물론 처음 입사할 때 까지만해도 신용카드 실적을 채워오라고 해서,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려 설득하는 작업을 거쳤다. 하지만 상사가 바뀐 이후로는 실적에 대해서 묵묵무답이었기에, 영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당시에는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진급 누락이 되어 영원히 대리에서 머물러야 했음)

워라벨

사실 처음 일을 못할 때는 워라벨이라는게 없었다. 왜냐하면 정해진 시간안에 업무를 못 끝냈기에, 농협의 셔터가 내려지는 4시 이후에도 3~4시간 남아서 야근을 했다.

또한 나의 경우 지역농협 즉, 시골에서 근무를 했기에 조합원에 많이 휘둘릴 수 밖에 없었다.

주 5일 근무를 원했지만, 격주에 한번은 농협마트로 가서 계산 업무를 보기도 했으며, 경제부로 가서 비료포대를 나르기도 했다.


단순하게 은행 창구 업무만 하는줄 알고 시험을 봐서 입사를 했는데, 여러가지 일을 하는게 많았다.

또한 가끔 주말에 축구대회나, 단합대회가 있으면 반강제로 참여를 해야했다.

물론 이정도면 꼰대문화가 강하게 잡힌 다른 직장에 비해 워라벨이 뛰어난 것이라 생각하며, 감사하게 잘 다니고 있다. 워라벨은 딱히 큰 불만이 없다.

  • 결론 : 격주로 토요일 근무해야 될 때가 있으며, 셔터를 내리고 야근할때도 많음.

급여

급여는 만족한다. 물론 처음들어갔을 때는 최저시급이었다. 공무원하고 똑같았다. 하지만 연차가 쌓이고 호봉이 쌓이며, 기본급 250은 넘게 받는다.

하지만 지역농협의 메리트는 기본급이 아니다. ‘상여금’ 이다. 2~3달에 한번씩 200~300% 상여금이 꽂히는데, 이게 연봉을 크게 만들어 준다.

지역농협에서 1년을 넘게 근무했을 때, 상여금이랑 떡값 그외 추가수당을 다 포함해서 한달에 300만원을 넘게 받았다.

대기업에 부럽지 않을 만큼 돈을 받으니, 대기업을 포기한게 오히려 다행이었다는 생각도 했다.


후회했던 것

하지만 대기업면접을 포기하고 6급을 선택한것을 후회한적이 많았다. 왜냐하면 ‘시골’ 에서 근무를 하는것이기에, 서울처럼 놀거리가 많이 없어 심심하다.

놀러가려면 서울까지 1시간~1시간 30분 지하철이나 버스, 힘들게 직접 운전해서 가야하는것이 많이 힘들었다.

그리고 가장 후회한것은 아래와 같았다.

  • 내 동기들은 대기업에 취업해서, 외제차를 뽑고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다.
  • 난 시골에 살며, 농협대를 나온 사람보다 진급이 늦어진다.(본문에 이어서 작성)

대기업에 입사를 했으면, 지역농협보다 고액 연봉을 받고 있고 ‘소개팅이나 맞선 자리에서 더 좋은 제의가 들어왔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아있다.

또한 가끔 악성 고객(상담시 무조건 해달라는 등..)과 꼰대 기질이 남아있는 상사와의 마찰 때문에 힘든것 말고는, 딱히 크게 후회했던 것은 없다.

지역농협 6급 현실, 중경외시를 나와도 서러운것?

일단 중경외시면 나름 괜찮은 학벌이라고 스스로 생각했다. 하지만 지역농협에서는? ‘농협대’가 우선순위이다.

나의 경우 중경외시중 하나를 나와 농협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농협대를 나온 내 친구에게 무조건 진급이 밀릴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농협 고위층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농협대 출신이기 때문이다.

이를 알고 내 친구의 경우는 고등학교때 좋은 대학교를 갈 수 있었지만, 바로 농협에 취업할 목적으로 농협대를 갔다.

그리고 프리패스로 지역농협에 입사를 했고, 30대가 안되어 진급을 해 나아가고 있다.

나중에 과장을 다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는데, 이 친구의 경우는 농협대 출신이기에 크게 사고만 치지 않는다면 무난히 진급이 된다.

좋은 대학교를 나왔지만, 농협대에게 밀릴 수 밖에 없다는게 약간의 서러움이 있다. 심지어 같은 지역에서 근무하는 친구이기에, 이 친구에게도 잘 보여야 한다는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다.

(이래서 나이들수록 친구관계 유지하는게 힘들다고 하는것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40대 넘어서도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다. 내가 합격하고 연수원에 있을 때 40대 넘은 형님도 계셨다. 심지어 40대 중반에도 시험준비를 하는 사람이 많다.

일단 합격하면 정년이 보장되기에, 아무리 못해도 5년 이상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농협 6급 현실, 추천할까?

은행에 합격하는것, 공무원에 합격하는 것 보다 난이도가 낮아 추천한다. 하지만 농협도 사기업이기에, 실적압박에 시달려야 하는것은 어쩔 수 없다.

허나 성실하게, 시키는 일 잘하고, 어른들 비위를 잘 맞출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직장이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내가 아는 애들도 ‘가천대’ ,’중앙대’ 같은 좋은 대학교를 나왔지만, 내가 일하는것을 보고 지역농협 6급 시험을 본뒤, 지역농협에 합격해서 잘 다니고 있다.

나름 워라벨도 괜찮고, 농협이라는 이름값이 크기 때문이다.

대신 시골에서 근무를 해야한다는 것, 농협대에 진급이 밀릴 수 있다는 것은 어쩔 수 없이 감안을 해야한다.

지역농협 6급 현실, 자주 묻는 질문

실제로 내가 지역농협 6급에 다니며, 자주 사람들이 물어보았던 것들에 대해서 모두 알려주겠다.

Q. 어떻게 1주일만에 합격했나요?

이전에 공부하던 베이스가 있었다. 그리고 해커스 인강과 함께 NCS를 1주일 집중해서 준비하니, 바로 합격을 할 수 있었다.

베이스가 아예 없다면 최소 6개월 이상 걸릴것이라 장담한다. (빠르면 3개월)

Q. 2년마다 다른 업무를 본다고 하는데 맞나요?

맞다. 하나로마트, 경제부 비료 나르기, 놑/밭 농사, 농협주유소 업무 등..진짜 여러가지를 한다. 특히 남자의 경우는 여자보다 여러가지를 더 많이 한다.

현재는 대출업무를 보고 있다. 근데 이게 쉽지 않다. 돈 빌려 달라는 사람은 많은데, 검토해야할 서류가 많고 까다로워, 민원인들하고 맨날 싸운다. 스트레스가 장난 아니다.

Q. 고졸이여도 괜찮나요?

괜찮다. 대신 진급에서 밀릴 수 있고, 어느정도 안좋은 시선은 감수해야한다. 대한민국에서 고졸이라는 시선은 감당해야 할 것이 많다.

하지만 성실하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 잘하면, 고졸이라고 해서 차별 받지 않는다.

결국 조직생활에 잘 녹아드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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